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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것을 환영해, Meine Liebe. 이몸, 디스바흐 남작의 성에 어서 오도록.
푸른 수염 공, 이라고 편히 불러주었으면 하네.
만나서 기뻐. 모처럼이니… 좀 이야기를 해볼까. 레네! 아리따운 Meine Liebe에게 차를 대접하렴.

알겠습니다.

자, 이리 와, 여기에 앉으렴.
그럼, 무엇부터 얘기하면 좋을까. 그래. 옛날 이야기는 어떻니?
흥미진진, 할 것 같단 표정이네.
지금부터 할 얘기는 저 집사, 레네와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야. 좀 긴 얘기지만 괜찮니?
그럼 시작해볼까.



아~ 정말 아름다워. 이 방에는 내가 이상으로 하는 미(美)가 모여있어.
변치 않을, 영원한 아름다움이야.
하지만 아직 모자라. 더, 더, 내 생을 다 바쳐서라도 이 방을, 아니, 이 세계를 아름다운 것으로 채우고 싶어! 나는…!

나리, 여기에 계셨… 히익…!

시끄럽다, Trodel. 아… 이 방을 봐도 된다고 허락한 적은 없다만…?

죄, 죄송합니다… 저는… 아무것도 못 봤습니다.

흥,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이런이런, 또인가.
이 방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망치는 Trodel놈들.
하… 아쉽군. 아름다운 것 또한 언젠간 이렇게 부서지고야 말지.
아름다움을 잃는 것은 죄악. 그것을 사전에 막는 건 당연한 일이지.



내가 다스리는 영지이니 가끔씩은 둘러보아야 하겠지.
적어도 내 성 주변 마을만이라도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싶건만.

한번이라도 좋으니 듣고 싶어, 푸른 수염 공의 노래.
내 아는 사람이 푸른 수염 공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대. 그때부터 푸른 수염 공에게 완전 빠졌나봐.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라나 봐. 성에 사는 우타이비토라니, 멋있지 않니?
모습도 아름다우신데 노랫소리도 아름다우시다니…
우타이비토라 들어서 생각난건데, 종지부… 라는거 들어본 적 있어?
어? 뭐야 그게?

오늘도 활기차네.

어머! 저기 계시는 분, 푸른 수염 공이지 않니?
정말이야!

남작님! 저희 마침 당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요!

이런 이런. 아름다운 너희들이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니, 영광이군. 그 붉은 반지, 잘 어울려.

어머!
들어주세요, 남작님! 이번에 언니가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그거 정말 축하해! 축하 화환을 보내야겠네.

감사합니다! 언니도 분명 기뻐할거에요.

그래서, 나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니?

그게… 그…
네! 당신처럼 멋진 우타이비토라면 종지부를 손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종지부? 뭐니, 그건?

우타이비토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물건이라 들은 적이 있어요.

호오… 소원을 뭐든지…

저도 소문으로만 들었지만 우타이비토끼리 싸워야만 얻을 수 있대요.
어머… 그런거 난 무서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혹시 싸우게 된다 하더라도 이 내가 질 리가 없으니까.

믿음직스러워요~

내가 그 종지부를 손에 넣는다면 너희를 위해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리라 약속할게.

멋져요… 아, 언젠가 노래를 들려주세요!

당연하지! 그럼, 아쉽지만 시간이 다 되어서. 나는 이만 갈게.

잘 가요, 남작님.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종지부라… 그런게 정말 있다면 내 소원을 들어주었음 좋겠군.
어? 이런 구석진 곳에 골동품점이 있었다니.

어서옵쇼~ 푸, 푸른 수염 공…

흐음… 꽤 괜찮은 가게인걸.

감사합니다.

오… 이 바이올린은 특히나 아름다운걸. 좋은 음색이 날 것 같은걸.

보는 눈이 있으시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거 소리가 안 나요.



수 백 년 전 장인의 작품인데 사는 사람도 없어서요. 그냥 장식용으로 두는 물건이에요.

그렇군. 내가 이 바이올린을 사도록 하지. 얼마인가?

아뇨… 그러니까… 그건 악기로 쓸 수가 없어요.

상관 없어. 아름다운 것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게다가 나는 바이올린을 못켜.

하지만… 팔 생각도 없던 거라 얼마냐 여쭤보신들…

아름다운 것엔 제대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지.

진심이신가요?! 이런 큰 돈…

Nein Nein.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죄스러운 일이지.

저게 소문으로만 듣던 디스바흐 님… 푸른 수염 공인가…
이상한 남자군… 돈은 고맙지만 기분 나쁘군. 우타이비토는 다 저런 이상한 사람들인가?



아름다운 바이올린인데 가치를 모르는 주인 때문에 먼지를 뒤집어쓰다니 불쌍해라.
아, 그래도 점점 윤택이 나는군. 오늘 밤 보름달을 비출 만큼 매끄러운 표면이야.
어라? 뭔가 글씨가… 레네… 융커…?

…! 이거 놀랍군. 바이올린에서 사람이…?

설마… 나올 수 있게 될 줄이야… 믿기지 않아…

당신이 절 구해주신 건가요?

너는 누구지?

실례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셨을테지만 저도 지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 이름은, 방금전 당신이 불러주신 그대로 레네 융커입니다.
바이올린 장인으로 홀로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우타이비토에게 갑자기 습격당해
이 바이올린에 계속 봉인 되어 있었어요.

우타이비토에게 습격당했다고? 너도 나처럼 우타이비토인가?

네. 아… 그렇군… 그래서 밖에 나올 수 있게 된 걸지도 모르겠군요.

내가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겠나?

우타이비토에게 봉인당한 것이기에 우타이비토인 당신에게 이름을 불려 깨어날 수 있었던게 아닌가하고. 계속 의식이 있었지만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긴 세월을 고독히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습격당하다니.
나도 질투에 눈이 먼 Trodel들 때문에 지금까지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지.
정말 남자들이란 야만적이야. 소름이 끼쳐. 그나저나 너는 왜 습격 당했지?

모르겠습니다. 종지부가 어떻다느니 했는데, 우타이비토인 제가 방해였나보죠.

종지부란 정말 있는 것이었나.

저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혹시 당신도 종지부를 원하시나요?

그렇지. 아까까지는 믿지도 않았지만. 정말 존재한다면 내 소원을 이뤄주었으면 해서.

그럼 제가 종지부를 찾는 것을 돕겠습니다.
수 백 년만에 저를 해방시켜주신 당신을 위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렇담 일단 그 바이올린을 들려주지 않겠어?

골동품점 주인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했지만 주인인 너는 켤 수 있겠지?

사람을 가리는 까다로운 물건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연주되지 않긴 했습니다.
제가 봉인된 후로 소리가 나지 않게 된 것일 수도 있겠군요.

이유는 뭐든 상관 없어.

알겠습니다. 저는 연주자가 아닌 장인이라 좋은 연주를 하기는 어렵지만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한 음색이다…! 평소 음악을 즐기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마음이 동한 건 처음이다.
혹시 그게 너의 힘이니?

아뇨, 제 노래의 힘은 누군가와 함께 연주하지 않으면 발동하지 않는 듯 해서요.
하지만 이 바이올린 음색을 즐기셨다면 다행입니다.

흐음… 가령 이 자를 성에 둔다 하더라도… 그 방에 대해 숨기는 것은 영영 불가능하겠지.
그 문을 열면 지금까지의 사용인들처럼 성을 뛰쳐나갈지도 몰라.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래서는 의미가 없지… 그 멋진 음색은 아쉽지만 기대한만큼 실망하겠지. 차라리 현실을 보여주지.
좋아. 따라오렴.

알겠습니다.

이 방에 뭐라도…?

이 방엔 내가 사랑하는 미가 모여있어.
어떻니? Trodel. 두렵나? 분노가 느껴지나? 아니면…

이것에 문제라도?

이걸보고 제가 울부짖을거라고라도 생각하셨나요?

설마… 너도 이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는거니? Trodel.

아뇨,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참 고약한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뭐…?!

하지만 이것이 당신의 소중한? 보물? 인 것이겠지요. 제가 왈가왈부할 여부가 없습니다.

그렇니. 너, 이름이 뭐였지?

레네 융커입니다. 레네라 불러주세요. 당신은?

디스바흐 남작이다. 푸른 수염 공이라고도 불리고 있어. 편한대로 불러.

네. 그럼 지금은 디스바흐 남작으로.

레네, 너는 다른 Trodel들과 달라. 내가 사랑하는 미를, 보물들을 부정하지 않는군?

이 저를, 긴 고독으로부터 구원해주신 당신에게 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으니까요.

내 소원은 이 세상을 미로 채우는 것.
레네, 종지부를 손에 넣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 나와 함께 노래를 연주해주지 않겠어?
아까 연주를 듣고 확신했어. 너의 바이올린이 자아내는 선율과
나의 매혹의 노래가 합쳐지면 종지부를 손에 넣는 일 따위 어렵지도 않겠지.
나에겐 네 노래가 필요해.

네, 분부대로. 이 몸은 한 번 죽은 몸. 두 번째 목숨은 디스바흐 남작을 위해 바치죠.
부디 이 레네 융커를 부려 주십시오.

Vunderbar! 하지만 너는 종지부에 빌 소원같은게 없니?

저는 당신을 위해 사용될 뿐. 하지만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겠어요?

좋아.

이 바이올린은 제가 만든 것 중에서도 최고 걸작이라 자부하는 것입니다만,
사실, 활도 있는 것이어서요. 이 둘은 함께 있어야만 최고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습격당했을 때 활을 도둑맞은 것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아까 것보다 더 멋진 음색이라… 좋아! 내가 가진 힘을 전부 써서라도 그 활을 찾아내주지.

감사합니다. 디스바흐 남작. 오늘 밤부터 이 몸은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그나저나 놀라운 일만 일어나는 군. 일단 차나 한 잔 할까. Trodel!
오늘 해고한 사용인이 마지막 사람이었나. 까먹고 있었어.
다들 그 방을 보면 성에서 도망치니까 말야. 참 곤란해.

저로 괜찮으시다면 차를 내오겠습니다. 장소를 알려주시지요.

응, 당연하지. 그나저나 너 그런 것도 할 수 있구나?

저는 제 신변의 일을 전부 직접 했거든요.

꽤 가시가 돋친 듯한 말투군.

자, 어서 드시지요.

흠. 향은 나쁘지 않군.
이거 맛있군…! 여태까지 Trodel들이 끓인 것들과 비교가 안 되는 군.

그렇게 말씀하시니 안심됩니다.

레네, 집사로서 일해볼 생각 없나?

좋습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이 성에 대해 알려주시지요.

Vunderbar… 그럼 따라오렴.

또 비밀이 있으신건가요?

내게 사용되는 이라면 가져야 할 몸가짐이란게 있지.

이걸 주도록 하지.

푸른 립스틱? 인가요? 아뇨. 이건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뭐?!



오늘도 좋은 연주였어.

공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쁩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연주가 아니라 바이올린이 아닐지.

그 바이올린 활인데, 아직…

네, 알고 있습니다. 200년 전에 잃어버린 것을
겨우 수 년 만에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악기점과 골동품점에서 정보를 모으도록 하지.
그나저나 레네, 이걸 읽어보았니?

꽤 기분이 좋아보이신다 했더니 이건가요.

긴 세월 동안 찾아다녔던 종지부에 대한 단서가 드디어 손에 들어왔어. 당연히 기분이 좋지.

겨우 몇 년 정도인데 그것은 조금 과장이 아니신지.

그리고 아마 이 성으로 우타이비토들이 찾아오겠지. 이런 행복이 더 있을까!

아, 성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면 공에게는 편할 수도 있겠군요.

Vunderbar. 드디어 나의 숙원을 이룰 때가 온 거야.
이 세상에 필요한 것은 미. 나의 성을… 아니, 이 세상을 미로 채우고
그 문에 어울리는 여신도 손에 넣어 보이겠어.
마중하러 갈게. 아름다운 Meine Liebe들.
자, 다시 그 사람에게 얘기를 들어보러 갈까? 레네.
이번에야말로 종지부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야겠어.

외출이시라면 혼자서 하시지요.

뭐? 집사가 동행을 안 한다고?

몇 년 전에 만난 그 분이시죠? 저 그 분은 좀 불편해서.
게다가 어차피 또 발뺌만 할 걸요.

정말이지. 옛날엔 참 올곧고 뭐든 말하는대로 들어줬는데.

기억 날조 그만 하시지요.

이런 이런. 차갑구만.



이게 나와 레네의 만남이야.

실례합니다.

기다리셨습니다.

Danke, 레네.

자, 먹으렴.
레네가 끓인 차가 정말 맛있지?
나 혼자 너무 길게 얘기해버렸네. 지루하진 않았니?
그거 다행이다. 응? 뭔가 부족하다는 듯한 표정이구나? 무엇이니?
흠, 내 보물이 궁금하다고? 그 방 안을 보고 싶다고?

공, 여흥도 정도껏 하시지요.

괜찮잖니.
그렇지. 너에겐 특별히 보여줄게.

후, 정말이지.

자, 따라오렴.


Posted by ik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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